李箱翁闹.PDF

李箱과 翁鬧 소설의 소외 인물 비교* 張秀蓉** 1.들어가는 말 20 세기 초부터 모더니즘은 한국과 대만의 대표적 문학사조로 등장하였다. 모더니즘은 대 체로 제1 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쟁으로 인한 근대 자본주의와 산업화의 가속화로 도시의 형 성, 물질주의에 따른 인간 내면의 황폐화 등으로 비롯한 공동체적 삶을 상실한 개인의 내면 에 대한 관심과 모색의 경향을 띠고 새로운 문학 양식의 요구 하에 출현하였다. 그러나, 1930 년대 특수한 시대적 배경 하에 있던 한국과 대만은 당시 유럽이나 미국으로의 유학이 어려웠었고, 지리적 조건과 경제적 여건, 그리고 언어 습득의 이점 등 제한된 상황에서 서구 모더니즘을 일본의 번역서 또는 일본 유학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용하였다. 대만의 경우 일본으로 유학 간 엘리트는 일본에서 당대 최신 문예사조를 접하며, 동시에 서구문화를 수용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이 숭배하는 문학의 우상은 보들레르, 엘리엇, 랭보, 제임스 조이스, 포크너 등 서구 모더니즘 작가들로 그들의 모더니즘 경향을 볼 수 있다. 그 들은 동경에서 도시화의 초조함, 신분 모순 갈등, 심리적으로 이상과 현실, 자아와 전통 등 이러한 갈등과 모순을 문학 표현에서, 일본의 사소설에 의탁하여, 개인적 체험을 심경 혹은 신변에 일어난 사건을 창작 제재로 삼아 내면 감각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사실주의의 시각 보다 더욱 폭 넓은 기법으로 창작하여, 퇴폐, 반항 더 나아가 허무적 도시 문학의 색채를 그려냈다. 한국의 경우도 일본은 서구 근대문학의 출장소로 유학국을 일본으로 선택하였다. 초창기 문인 이광수, 염상섭, 김동인 등은 그 당시 일본에서 성행한 사조를 수용하는 경향 이 있거나, 또는 일본의 문학적 영향을 받아 들였다. 그 뒤 한국 최초의 모더니스트 정지용, 한국 모더니즘 이론 형성에 중추적 역할을 한 김기림, 그리고 박태원 등을 비롯한 일본 유 학생들에 의해 계승되어 ‘구인회’를 중심으로 일본을 통하여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았다. 1 李箱과 翁鬧 는 각기 한국과 대만의 1930 년대 모더니즘 문학의 형성기에 있어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2 두 작가는 모두 詩의 창작을 계기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李箱은 도일 전부 터 이미 여러 소설과 시를 문단에 발표하여 지명도가 높았다. 그리고 도일 전 일본 모더니 즘 작품을 간접적인 책(서적) 구독을 통하여 소설을 창작하였으며, 도일 후 일본에서 직접 적인 견문으로 체험한 것을 소설에 담아내었다. 반면에, 翁鬧는 도일 전 詩作 1 편을 발표 했을 뿐, 대만 문단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도일 후 翁鬧는 1934 년~1935 년 즈음, 먼저 산 문 형식의 글을 창작하였으며, 1935 년 후반기에 들어서 소설 중심의 창작 활동에 돌입하면 서 왕성한 작품 창작활동을 하였다. 당시 직접적인 교류가 없었던 두 작가는 식민지 지식인 으로서 또한 작가로서 자신이 당면한 1930 년대 현실을 인식하면서 공통적으로 1930 년대 식민지의 강압적 상황속에 살아가는 소외된 인간의 여러 양상을 포착하여 소설에 형상화하 였다. 특히 두 작가는 공통적으로 서구적 근대화 이후 자본주의적 사회 모순으로 인한 현실 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된 주체의 내면세계를 새로운 예술방식으로 표출하였다. 기존연구를 살펴보면, 한국과 대만의 근대소설에 대한 비교 연구는 영향관계의 고찰이라 는 고정된 비교문학의 방법아래 리얼리즘 계열에서 부분적으로 진행되었을 뿐, 모더니즘 분 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비교연구의 방법을 벗어나 대 비 분석의 비교문학적 방법으로 1930 년대 같은 시대를 살았으나 직접적인 교류가